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도량형의 통일은 언제나 중요한 것이었다. 역사적으로도 왕권의 행사와, 민간인들 사이의 교류에 있어서 통일된 단위는 언제나 중요했다. 저작거리에서도 한 근이나 한 되 같은 단위가 통일되어 있지 않으면 사람들은 각자 자기방식대로의 기준으로 매겨 물건의 제대로된 가치를 평가가 어려울 것이다. 측정은 모든 과학의 학문에서 기초로 삼고 있는 토대이기 때문에 같은 기준을 세우는 것은 과학에서도 중요하다. 과학에서 측정이라는 작업을 통해서 모든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측정은 아주 정밀함을 요하는 작업이다.

1791년 미터법 제정 아래 1889년 국제 도량형국(International Bureau of Weights and Measures, BIPM)이 설립되었고, 국제 도량형국에서 열리는 국제 도량형 총회를 통해 국제적인 단위계인 SI(Système international d'unités)단위계가 탄생하였다.

SI 단위계

+/-

SI 단위계의 탄생배경

+/-

진시황이나 다른 왕조가 생기면 도량형을 통일하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강력한 중앙집권국가의 형성에 있어서 세수는 중요한 것이고, 세금을 메기기 위한 측정은 더욱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서양의 중앙집권국가의 등장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영주와 군주 간의 군신관계는 동양과는 달리, 비교적 동등한 관계였다. 그래서 도량형의 통일도 쉽지 않았다. 절대왕정이 들어선 이후에도 쉽게 통일이 되긴 어려웠다.

통일된 도량형이 등장하는 배경은 프랑스 혁명이었다. SI라는 단어가 International System of unites가 아니라 Système international d'unités인 이유도 영국에서 탄생한 단위계가 아니라 프랑스에서 탄생한 단위계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혁명은 프랑스라는 이름을 건 첫번째 공화국을 세웠고, 이전 체제와는 다른 새로운 나라를 만들려고 노력을 했다. 새로운 역법, 새로운 종교 등 기존 체제와는 다른 색체의 것들로 프랑스를 채워나가고 싶어했다.

SI 단위의 기틀이 되는 미터법 역시 구시대적이고 난잡한 수많은 도량형들을 새로운 시대에 맞춰 바꾸기 위해 탄생하였다. 국제연합의 등장하고 1960년, 미터법은 SI 단위계로 제정이 된다.

SI 기본 단위

+/-

현재 SI 단위계가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기본 단위는 총 7개로, 기하학적으로 정의되는 라디안(rad)과 스테라디안(sr)를 제외한 다른 단위는 이 기본 단위들을 통해 유도된다.

길이(length)

+/-

길이는 공간 상의 두 점을 이었을 때의 크기이다.

SI 단위계에서 길이의 단위는 미터(meter)로, 기호는 'm'이다.
빛이 진공에서 1/299,792,458초 동안 가는 거리를 1m로 정의한다.

질량(mass)

+/-

질량은 어떤 물체가 가지고 있는 양이다. 아이작 뉴턴은 질량을 물체의 밀도와 부피의 곱으로 보았다. 즉, 질량은 물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아니라, 그것에 물체가 가지고 있는 빽빽한 정도도 고려한 것이다.

SI 단위계에서 질량의 단위는 킬로그램(kilogram)으로, 기호는 'kg'이다.
플랑크 상수가 정확히  ( )로 되도록 하는 단위를 1kg으로 정의한다.

시간(time)

+/-

시간은 시계가 읽는 값이다. 고전적으로 사건과 사건 사이의 간격이다. 시간은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임과 동시에 가장 말하기가 어려운 개념이다.

SI 단위계에서 시간의 단위는 초(second)로, 기호는 's'이다.
1분은 60초이고, 1시간은 3600초이다.
절대영도에서 세슘-133 원자가 9,192,631,770번 진동하는 시간을 1s로 정의한다.

전류(electric current)

+/-

전류는 전하의 흐름이다.

SI 단위계에서 전류의 단위는 암페어(ampere)로, 기호는 'A'이다.
지름을 무시할 수 있고, 길이가 무한한 두 직선 도선이 서로 1m 떨어져 있다고 가정하자. 두 도선에 같은 크기의 전류가 흐를 때 1m당 2×10^-7N의 힘이 흐를 때, 두 도선에 흐르는 전류를 1A로 정의한다.

온도(temperature)

+/-

온도는 아주 가볍운 설명으로는 뜨거움과 차가움을 나타내는 정도이다. 인간은 살갗과 물체가 맞닿는 면에서 물체의 온도가 살갗의 온도보다 높으면 뜨거움 혹은 따뜻함을, 낮으면 차가움 혹은 시원함을 느낀다.

SI 단위계에서 온도의 단위는 켈빈(kelvin)으로, 기호는 'K'이다.
섭씨 온도 또는 화씨 온도 표기에서는 도(°)표기를 사용하지만, 켈빈 온도 표기에서는 하지 않는다.
절대 영도를 0K, 물의 삼중점의 온도를 273.16K로 정의한다. 섭씨 온도와 크기가 같다.

물질량(amount of substance)

+/-

SI 단위계에서 물질량의 단위는 몰(mole)으로, 기호는 '㏖'이다.
물질량이란, 원자나 분자 등의 물질의 양을 뜻하는 단위이다.
12g 어치의 탄소-12 원자가 있을 때, 그 물질량을 1㏖로 정의한다.
1몰에 해당하는 입자의 수는 '아보가드로 수'라고 한다.

광도(luminous intensity)

+/-

광도는 단위각당 빛의 밝은 정도를 표현하는 광속의 양이다.

SI 단위계에서 광도의 단위는 칸델라(candela)로, 기호는 'cd'이다.
칸델라는 양초 하나가 방출하는 광도에서 유래되었다.
칸델라는 주파수  Hz의 단색광의 발광효율인  가 638  일 때의 값이다.

SI접두어

+/-

일상 속에서 먼 거리를 말할 때 몇 십만m라고 부르지 않고, 수 백km라고 부르는 것처럼, SI 단위로 말하기엔 너무 크거나 작은 경우 k 같이 접두어를 붙여서 말한다. 이 역시도 국제도량형국에서 1960년 이후 제정 되었고, 이를 SI 접두어라고 부른다. SI 접두어는 반드시 단위 앞에 단 하나만 붙여 쓴다.

SI 접두어
10n 접두어 기호 배수 십진수
1030 퀘타 (quetta) Q 1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1027 론나 (ronna) R 1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1024 요타 (yotta) Y 1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1021 제타 (zetta) Z 1 000 000 000 000 000 000 000
1018 엑사 (exa) E 1 000 000 000 000 000 000
1015 페타 (peta) P 1 000 000 000 000 000
1012 테라 (tera) T 1 000 000 000 000
109 기가 (giga) G 십억 1 000 000 000
106 메가 (mega) M 백만 1 000 000
103 킬로 (kilo) k 1 000
102 헥토 (hecto) h 100
101 데카 (deca) da 10
100 1
10−1 데시 (deci) d 십분의 일 0.1
10−2 센티 (centi) c 백분의 일 0.01
10−3 밀리 (milli) m 천분의 일 0.001
10−6 마이크로 (micro) µ 백만분의 일 0.000 001
10−9 나노 (nano) n 십억분의 일 0.000 000 001
10−12 피코 (pico) p 일조분의 일 0.000 000 000 001
10−15 펨토 (femto) f 천조분의 일 0.000 000 000 000 001
10−18 아토 (atto) a 백경분의 일 0.000 000 000 000 000 001
10−21 젭토 (zepto) z 십해분의 일 0.000 000 000 000 000 000 001
10−24 욕토 (yocto) y 일자분의 일 0.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1
10−27 론토 (ronto) r 천자분의 일 0.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1
10−30 퀙토 (quecto) q 백양분의 일 0.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1

단위와 차원

+/-

단위는 물리량이 가지고 있는 차원을 나타내주는 일정한 기준이다. 차원이라고 하는 것은 물리량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나타내며, 온도나 시간, 길이나 전압과 같이 어떠한 기준을 통해서 그 차원이 나타난다.

두 물리량을 비교하기 위해선 두 물리량이 같은 차원에 있어야 한다. 90°C의 물과 7m의 기린 중에 무엇이 더 큰 지를 비교할 수 없듯이, 두 물리량을 비교하기 위해선 길이라는 같은 차원을 가지고 있거나(원숭이 꼬리 1m와 뱀의 몸 1.5m 중 무엇이 더 짧은 지를 비교할 때), 같은 온도 차원을 가지고 있을 때(4°C의 물과 90°C의 강철 중 무엇이 더 뜨거운 지를 비교할 때) 비로소 두 물리량을 비교할 수 있다.

차원 분석

+/-

차원 분석은 어떤 물리량에 대해서 그것의 차원을 분석하는 것으로, 물리량이 어떤 단위를 가지는지를 살펴보는데 유용하다. 공학에서는 MLT 차원계를 사용하는데, 여기서 M은 질량(mass), L은 길이(length), T는 시간(time)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속력의 차원을 분석할 때 속력은

 

이므로 속력의 차원은 [LT-1]이다. MLT 차원계를 사용하여 차원을 표시할 때는 대괄호[] 안에 단위를 집어넣어 표시한다. 단위가 몇 번 곱해졌는지를 표시할 때는 제곱으로 표현하며, 마찬가지로 몇 번 나눠졌는지를 표시할 때도 제곱으로 표현한다. 한 번도 곱해지지 않았거나, 한 번만 곱해진 경우는 따로 표시하지 않는다.

단위 변환

+/-

위에서는 SI 단위계에 대해서만 배웠지만, 영미권에서 사용되는 파운드(found)나 피트(feet, ft.), 온스(ounce), 갤런(gallon)과 같이 별도의 단위가 존재하고, 항공계나 석유 거래에서 사용하기도 한다. 또, 한국에서 사용하는 단위인 돈, 평(坪)도 금 거래나 부동산에서 SI 단위계가 있음에도 따로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원이나, 달러, 엔(円), 유로 역시도 시시각각 변하기는 하지만, 재화를 대채하는 화폐 가치라는 같은 차원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단위다.

우리는 가끔씩 우리가 알고 있는 값을 다른 단위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것을 위해 단위 변환이 필요하다. 특히나 다른 도량형을 사용하고 있는 국가 간의 교류에서, 단위 변환이 없으면 로켓을 날려먹기도 한다. 같은 단위의 변환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변환된다.

  1. 변환하려는 물리량과 변환하려는 단위 찾기(10m2가 몇 평인지 알고 싶다.)
  2. 두 단위 간의 관계식 찾기(3.3m2=1평 즉, 1m2=1/3.3 평)
  3. 변환하려는 물리량의 단위에 관계식을 넣기(10m2=10(1/3.3 평)=3평

제곱미터와 평은 가장 작은 것이 0이기 때문에 두 단위의 관계식은  꼴로 나온다. 하지만, 온도의 경우, 가장 작은 것이 0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변환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섭씨와 켈빈은  °C=( +273.15)K이고( 는 미지수), 27°C의 바깥공기를 K으로 표시하면 27°C=(27+273.15)K=300.15K이다.

  • 미국에서 온도는 °F(화씨)로 표현한다. 화씨와 섭씨의 관계식은  °F=(  − 32)× 5/9°C로 나타난다. 그럼 95°F는 몇 °C인가?

95°F=(95-32)× 5/9°C=35°C

같은 단위계으로 변환하는 경우도 고려해볼 수 있다.

  •    단위로 변환해보자.

  =   =  

측정

+/-

측정은 어떠한 물체의 어떠한 물리량을 측정하는 것으로, 여러가지 측정도구를 사용해 그 물리량의 차원에 해당되는 단위로 표현한다.

측정도구는 측정하려는 차원과 목적, 스케일에 따라 다양한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사람 정도의 스케일(규모)에서 개략적으로만 그 값을 알고 싶을 때, 15cm에서 5m 정도까지 측정할 수 있는 가 주로 사용되고, 건물이나 마을 정도의 스케일에서 측량을 할 때는 측량용 레벨을 사용한다. 스마트폰이나 여러 작은 도구들을 정밀하게 측정할 때는 버니어 캘리퍼스가 사용된다.

측정도구는 주어진 단위계에 따라 나무나 돌 같은 자연물에 비해 비교적 정밀하게 계산된 도구이고, 측정도구별 오차에 따라 그 쓰임새가 달라진다. 측정할 물리량의 차원에 따라 도구는 그 구성요소나 작동원리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측정도구에 따라서 측정하는 방법이나 신뢰할 수 있는 값이 다르다.

유효숫자

+/-

측정은 아주 중요하고, 항상 아주 정밀하고 섬세한 값을 얻으면 매우 좋겠지만, 우리가 어떤 것을 측정하는데는 한계가 존재하고, 무엇보다도 아주 섬세하게 측정하는 것은 너무나도 귀찮은 일이다. 100m의 트랙을 만드는데, 0.1mm의 오차까지 고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

따라서 우리가 측정하는데는 약간의 허용범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자가 읽을 수 있는 눈금이 그렇다. 아주 이상적이고, 아주 작은 단위까지 읽을 수 있는 자는 매우 좋지만, 그런 자를 필통 같은 공산품을 재는데 쓰면 값이 너무 길어진다. 따라서 우리는 적당히 읽을 수 있는 자를 사용하여 길이를 잴 필요가 있다. 이때 이 자가 읽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숫자까지가 자로 읽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유효한 자릿수이다. 자로 가장 작은 유효한 자리수까지 읽은 숫자가 바로 유효숫자이다.

유효숫자의 연산

+/-

유효숫자보다 더 작은 자리수는 부정확한 값이다. 설사 다른 도구를 통해 측정한 값이라고 하더라도 유효한 자릿수가 다른 값하고 더했을 때 자세하게 측정한 의미가 사라진다. 이를 우리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유효숫자를 더할 때 유효숫자의 유효한 자릿수는 덜 정확한 것을 따라간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나란히 둔다고 하자. 노트북의 길이는 1cm 눈금의 자로 측정했을 때 36cm였고, 스마트폰은 1mm 눈금의 자로 측정했을 때 70.9mm였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나란하게 뒀을 때, 그 길이는 43.09cm로 표현되지 않는다. 노트북의 길이가 36.1cm일수도 있고, 36.42cm일수도 있기 때문에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나란하게 뒀을 때의 길이는 43cm로 읽는다.

곱셈의 경우 두 유효숫자중 적은 쪽의 유효한 자릿수만큼을 유효하다고 한다. 1cm 눈금의 자로 문을 쟀을 때 가로 195cm, 세로 68cm 이라고 한다면 문의 넓이는 13,260cm2가 아니라 13,000cm2이고, 두 유효숫자의 유효한 자리 수는 각각 3개, 2개이므로, 13만이 유효숫자이다. 나눗셈에서도 마찬가지로 자릿수가 적은 쪽을 집는다.

유효숫자를 고려하여 연산할 때, 유효숫자를 고려해야 하는 순간은 계산이 끝나고 나서 맨 마지막이다. 유효숫자를 계산하는 중간에 고려하여 새로운 유효숫자를 만들면 최종적으로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함께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