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입문/돌 잡기
바둑에서 집을 짓는 방법과 돌을 잇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돌을 잡는 방법도 매우 중요합니다.
돌 잡기
+/-2선에서 1선으로
+/-일반적으로, 2선에서 단수가 되어 1선으로 몰리는 돌은 꼼짝없이 잡히고 맙니다.
바둑판 중앙에서 흑이 이렇게 흑돌 세 개로 단수를 치면 백 2로 달아납니다. 활로가 셋이나 되므로 백은 쉽게 도망갑니다.
하지만,
이렇게 2선에서 1선으로 몰리면 도망갈 수 없습니다. 백 2로 도망가려 해도 변 끝이기 때문에 활로가 양 옆으로 둘 뿐입니다. 흑 3으로 단수를 치면 백 4로 달아나도 흑 5로 결국은 잡히고 맙니다.
이렇게 돌 두 개를 동시에 1선으로 몰아도 잡힙니다. 당장은 단수가 아니지만 도망갈 곳이 없습니다.
하지만, 2선을 기는 돌이 여럿이면 이야기는 달라지는데요. '육사팔활'의 법칙이 존재합니다. 육사팔활에 대해서는 사활편에서 다루기로 합니다.
양단수
+/-흑돌과 백돌이 이렇게 놓여 있습니다. 흑이 손을 빼면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백 1로 단수를 칩니다. 이 한 수로 흑 □ 한 점과 흑 △ 두 점이 동시에 단수가 되었습니다. 흑이 a에 두어서 흑 □를 도망치게 하면 백이 b에 두어서 흑 △를 잡아내고, 흑이 b에 두어서 흑 △를 도망치게 하면 백이 a에 두어서 흑 □를 잡아냅니다.
이와 같이 한 수로 두 곳의 돌을 동시에 단수치는 수를 '양단수'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앞의 그림에서 흑이 양단수를 막으려면 어떻게 두면 될까요?
이렇게 이으면 됩니다. a나 b, 또는 c에 두어도 됩니다.
몰아떨구기
+/-몰아떨구기라 함은 상대가 돌을 잇지 못하도록 몰아가서 잡는 방법을 말합니다.
좌하귀에서 흑 △가 두 집 내기에 실패하여 완전히 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백 △만 잡을 수 있다면 살아날 희망이 있습니다. 어떻게 두면 될까요?
이렇게 흑 1로 끊어놓는 것이 정답입니다. 백 2로 이으려 해도 흑 3으로 단수치면 백 △는 잡힙니다. 손빼면 흑이 a에 두어 백 △ 두 점이 바로 잡히고, 백이 a에 두어도 역시 단수이기 때문에 흑이 b에 두면 마찬가지로 잡힙니다.
흑 3을 이렇게 두어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옵니다. 백 4로 따내도,
이렇게 흑 5로 응수하면 마찬가지로 백은 이어도 잡히고 안 이어도 잡힙니다. 이처럼 잇기 전에 몰아서 잡는 수를 '몰아떨구기'라고 하며, '연단수' 혹은 '촉촉수'라고도 부릅니다.
먹여치기
+/-집 짓기 단원에서 두 집을 내면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웠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 모양도 언뜻 보기엔 흑이 두 집을 내고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흑이 이렇게 젖힌 건 치명적인 실수인데요. 그 이유를 보겠습니다.
이렇게 백 2로 찔러 넣습니다. 흑 3으로 응수하면,
이렇게 백 4으로 두면 흑 5로 따냅니다.
다시 백 6으로 찔러 넣으면 흑 7로 따내도,
얼핏 보기에는 두 집인 것처럼 보이지만, 백 8로 응수하는 순간 흑 △가 단수에 몰리고 결국 붉은 동그라미에 백이 두면 흑 △가 잡힘과 동시에 나머지 흑돌도 꼼짝없이 잡히기 전의 상태가 됩니다. 이렇듯 집을 냈으되 필요한 연결점이 끊어져 있어서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집을 '옥집'이라고 부릅니다. 또, 자신의 돌을 희생하여 이러한 모양을 유도하는 방법을 '먹여치기'라고 부릅니다.
후절수
+/-후절수는 상대가 먼저 자신의 돌을 잡게 한 뒤에 바로 상대의 돌을 끊어 잡는, 일종의 먹여치기입니다.
백 △가 한 집밖에 내지 못한 채로 갇혀버린 모습입니다. 하지만 흑 △를 잡을 수만 있다면 살아날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백 □를 이용해서 잡아야만 하는데요,
여기선 백 1로 찔러넣는 것이 묘수입니다. 두자마자 바로 흑 △가 단수에 몰리므로, 흑은 얼른 백 □와 백 1을 따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흑 △는 백을 따냄과 동시에 활로를 줄여버렸으므로, 이렇게 백 3으로 단수를 치면 흑 △는 단수를 피할 길이 없습니다. 게다가, 흑 △가 따먹힌 자리에 백의 집이 하나 더 생겨서 백이 기사회생한 모습입니다.
축
+/-바둑판 한가운데에서 단수를 쳐도 경우에 따라 계속 단수로 몰아가는 모양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이 모양에서 흑 1로 백을 단수친 모습입니다. 과연 백은 도망갈 수 있을까요?
백 2로 도망쳐도 흑 3으로 바로 단수, 백 4로 도망쳐도 흑 5로 또 단수입니다. 이게 계속 반복되면,
이와 같이 판 끝으로 몰려 완전히 잡히고 맙니다. 그리고 이 그림에서 백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처럼 축에 걸려든 쪽은 몇 수만 도망쳐도 피해가 커집니다. 관련 격언으로는 '축 모르고 바둑 두지 마라', '축 한번 나가면 7집 손해'가 있습니다.
하지만, 축에 몰렸다고 해서 꼭 돌이 잡히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그림을 보겠습니다.
축으로 몰린 돌의 앞길을 '축머리'라고 부릅니다. 처음 그림에서 축머리에 백돌이 하나 있는 모양인데, 이 백돌로 인해 백은 축에 걸려도 잡히지 않습니다.
이렇게 백 14가 축머리로 된 백돌과 연결되어 달아났습니다. 동시에 흑은 양단수에 걸려들 곳(붉은 동그라미 부분)을 많이 노출해서 매우 불리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백 △로 인해 백 14로 응수하는 순간 흑 11이 단수에 몰림으로써 축이 무너져 버립니다.
좌하귀의 백이 축에 걸려들었습니다. 백은 어떻게 응수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렇게 축으로 몰리는 길을 따라 우상귀의 흑돌에 걸침수를 두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백 2가 축머리가 되므로,
흑이 백 △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바로 흑 3으로 따면, 백은 우상귀의 흑에 한 번 더 걸침수를 두어 흑을 압박합니다. 즉, 백은 좌하귀에서 두 점을 축으로 잃은 대신 우상귀에서 그만큼의 보상을 얻겠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축머리를 활용하는 전술은 실전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전술입니다.
장문
+/-돌이 도망갈 길을 막아서 빗장을 걸듯 잡는 방법을 '장문'이라고 부릅니다.
흑이 백 △를 잡고 싶은데, 축으로 잡으려니 백 □가 축머리가 됩니다. 어떻게 해야 잡을 수 있을까요?
이렇게 두면 됩니다. 당장은 단수가 아니지만 길이 막히기 때문에 백은 꼼짝없이 잡히는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은 이렇게 되어 버립니다.
이렇게 두어도 장문이 됩니다. 흑 1을 a에 대신 두어도 됩니다.
이 모양도 마찬가지로 장문이 됩니다.
환격
+/-환격이라 함은 자신의 돌을 일부러 호구 자리에 넣어 단수를 치고 상대가 따면 바로 그 자리에 다시 두어 여러 개의 돌을 되따내는 방법입니다.
하변에 백이 두 집을 짓지 못해 죽을 위기입니다. 흑이 둘 차례면 백 △는 꼼짝없이 죽기만을 기다려야 하지만, 백이 둘 차례면 흑 △를 잡고 살 수 있습니다.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이렇게 백 1로 흑의 호구 안에 넣는 것이 정답입니다. 백 1로 두자마자 흑 △가 단수이므로 어쩔 수 없이 흑이 백 1을 따내지만,
따내는 순간 스스로 단수가 되기 때문에 이렇게 백 3으로 다시 두면 흑 2와 함께 흑 △가 전부 잡히고 백은 두 집을 내어 살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돌을 일부러 단수가 되는 곳에 두어 잡게 한 뒤에 여러 개의 돌을 바로 되따내는 방법을 환격이라고 부릅니다.
환격과 패는 '되따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환격은 자신의 돌을 잡히게 하여 상대의 수수를 줄이는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호리병
+/-아래와 같이 석 점의 돌이 갇혔을 때 활로가 넓게 트여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흑 1로 도망치면 흑이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이 백 2로 찔러넣자 흑 3으로 달아나면서 백 2를 단수칩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백 4로 막아서서 흑을 즉시 단수칩니다. 흑 5로 달아나면서 백을 따내도,
이와 같이 백 6으로 또 막아서면 안쪽의 흑은 꼼짝없이 잡힙니다. 다음에 백이 a에 두면 흑이 그냥 잡히고, 흑이 a에 이어도 백이 바로 b에 두면 마찬가지로 잡힙니다.
이와 같이 활로가 넓게 트인 돌을 몰아떨구기와 환격의 원리로 잡는 방법을 '호리병'이라고 부릅니다.
양자충으로 잡기
+/-얼핏 보면 백이 살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기 때문에
하지만 흑이 이렇게 단수를 치면, 백이 받아도
이렇게 두면 백이 살지 못합니다. 백이 a에 두어 단수를 치면 백 △가 단수에 걸려 잡히고, 백이 b에 두어 단수를 치면 백 □가 단수에 걸려 잡힙니다. 반면에, 흑은 a에 두어 백을 단수치고 잡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어느 쪽으로 단수를 치든 스스로 단수에 걸려드는 모양을 '양자충'이라고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