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에서 세력 싸움이 계속되면 양쪽이 서로 완생하지 못한 채로 고립되어 사활을 다투는 상황이 흔히 발생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수상전이라고 부릅니다.

수상전의 예 +/-

좌상귀에서 △로 표시된 양쪽 돌이 집을 내지 못한 채로 꼼짝없이 갇혀 있습니다. 서로 먼저 잡은 쪽이 완생할 수 있는데요. 흑이 둘 차례라고 가정하고, 백을 잡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잡을 수 있을까요?

바깥으로 나가는 길을 완전히 봉쇄하여 먼저 단수를 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흑이 수상전에서 이겼습니다.

'수상전은 바깥 공배부터 메우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보기 위해 같은 상황에서 안쪽 공배부터 메우고 잡으러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와 같이 백 1로 안쪽 공배를 메운 순간 자신의 안쪽 공배도 동시에 메워져 수수를 줄인 꼴이 되었습니다. 백 2와 백 4로 단수를 치러 들어가니 흑이 잡히고 마네요.

수상전의 전략 +/-

유가무가 +/-

집을 하나 낸 쪽과 집을 못 낸 쪽이 대립하는 상황을 유가무가라고 부릅니다. 이런 경우는 집을 낸 쪽이 이기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바둑 격언 중에서도 '유가무가 불상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그림을 봅시다.

백이 둘 차례입니다. 어떻게 하면 백이 흑을 잡을 수 있을까요?

이렇게 백 1로 한 집을 내는 것이 정해입니다. 이렇게 되면 흑은 a에 둘 수 없으므로 붉은 동그라미에 두어 안쪽 공배를 다 메워야 하는데, 그 전에 백이 바깥쪽 공배를 봉쇄해버려서 흑은 백을 잡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백은 흑을 잡으러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상전에서 유가무가의 싸움은 유가의 승리가 됩니다.

다만, 유가무가의 법칙은 바깥쪽 공배를 충분히 봉쇄할 수 있을 경우에만 통합니다. 즉, 안쪽 공배가 먼저 메워지면 무가가 이기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만약 앞의 그림에서 흑선이면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흑 1로 백의 집내기를 봉쇄하였습니다. 백은 한 집을 내야만 수상전에서 이기는데 집을 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든 잡으려 하지만 결국은 빅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궁소궁 +/-

유가무가의 경우는 유가가 이기지만, 양쪽 모두 유가인 경우는 어떨까요?

양쪽 모두 집 하나를 냈는데, 흑집이 조금 더 넓습니다. 흑선일 경우,

흑 5까지는 이렇습니다.

백 6으로 치중해도, 흑 7로 단수면 백은 꼼짝없이 잡히고 맙니다.

이와 같이 서로 집을 냈는데 집 크기의 차이가 있으면 집이 큰 쪽이 수상전에서 유리합니다. 이를 대궁소궁이라고 부릅니다. 다만, 유가무가와 마찬가지로 대궁소궁의 경우에도 바깥쪽 공배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집 크기가 서로 같으면 어떨지 보겠습니다.

2궁과 2궁의 싸움입니다. 안쪽으로 공배가 셋 있는데, 과연 싸움이 이떻게 진행될까요?

흑 1로 두니 백 2로 약점 찌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어쩔 수 없이 흑 3으로 따내면 일단 흑이 1궁으로 줄어든 모양이지만,

이런 진행으로 빅이 되었습니다. 백 6을 a에 두어 흑 1을 따내도 백이 1궁으로 줄어서 1궁 대 1궁으로 빅이 됩니다.

수수구구 +/-

치중당하여 죽을 3궁도 이상 6궁도 이하의 궁도가 몇 수만에 잡히는지 편리하게 구구셈식으로 한데 모은 것을 수수구구라고 부릅니다.

3궁은 3수, 4궁은 5수, 5궁은 8수, 6궁은 12수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겠습니다.

흑이 귀의 직삼궁 모양으로 치중당했는데 그 직삼궁을 포위한 백이 미생(아직 살아있지 못한 상태)입니다. 바깥쪽에 공배가 셋 있네요. 그 이후의 진행을 보겠습니다.

흑은 어떻게든 미생인 백을 잡아야 살기에 공배를 봉쇄해 보지만, 백 3으로 단수치면 흑 4로 따내도 백이 다시 그 자리에 돌을 넣으면 흑은 곧 잡히게 됩니다.

하지만, 공배가 하나 부족하다면,

이와 같이 흑을 포위한 백이 먼저 단수가 되어 버립니다. 즉, 치중당해 죽을 3궁도를 포위한 쪽이 미생이면 최소한 공배를 셋 가지고 있어야 잡으러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엔 4궁도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4궁도는 최소 5개의 공배가 필요하므로,

일단 이렇게 진행된 후,

이렇게 하여 백의 죽음입니다. 만일 흑의 공배가 4개 이하라면,

일단 이렇게 진행된 다음

백 8로 두자마자 단수입니다. 수수 부족으로 흑의 죽음이군요.

오궁도화와 매화육궁도 마찬가지입니다. 오궁도화는 8수가 필요하고 매화육궁은 12수가 필요합니다.

이 모양은 흑 1로 백을 치중한 모습으로, 백을 포위한 흑이 미생이고 공배가 정확히 8개이기 때문에 백을 잡으러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전에 붉은 동그라미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막혀 있다면 백이 공배를 메우기 시작할 때 수수 부족으로 흑의 죽음이 됩니다.

매화육궁 모양입니다. 이 모양도 마찬가지로 흑의 공배가 12곳 있기에 백을 잡으러 들어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