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관측법/별들의 위치
"어떻게 지평좌표계로 고정을 하셨죠?"
— 궤도
개요
+/-별들은 하늘에 거의 고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는 돌고 있습니다. 매 시간마다 보이는 하늘은 항상 움직입니다. 어디에 어떤 별이 있는지를 말하려면, 별들의 위치를 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두 가지 좌표계를 통해 천체의 위치를 결정할 것입니다.
천구
+/-좌표를 잡기 앞서 우리는 세상을 공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지구 위에 사는 우리를 기준으로 똑같은 거리로 떨어진 공이 하나 존재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걸 우리는 천구라고 부를겁니다. 우리가 천체를 관측할 때 중요한 점들이 몇 개 있습니다. 중요한 점들이니 먼저 정해놓고 갑시다.
- 우선 우리가 서 있는 곳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것이 있어도 첫번째 기준이 되는 곳이니 언제나 중요합니다.
- 두번째는 위 아래입니다. 우리의 정수리를 쭈욱 연장해서 천구하고 맞닿는 점을 천정(天頂), 우리의 발바닥을 쭉 연장해서 천구하고 맞닿는 점을 천저(天底)라고 부릅니다.
- 세번째로 중요한 점은 북극성입니다. 북극성은 당분간(몇 천 년)은 항상 북극 쪽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북반구에서 북쪽을 찾을 때 북극성은 좋은 좌표가 됩니다.
- 네번째는 북점과 남점입니다. 천정과 북극성을 잇는 커다란 선이 지평선과 맞닿는 점 중 북극성에 가까운 것을 북점, 천정에 가까운 것을 남점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방위에서 남북을 가리킵니다. 천정과 북극성을 잇는 선은 자오선이라는 명칭이 있습니다.
추가로 서있는 곳의 천구의 지평선과 함께, 북극성에 수직되게 긋는 천구의 적도도 천체에서 중요한 선입니다. 춘분점 역시 천구에서 중요한 점인데, 이것은 계절이나 시간에 따라 위치가 천구의 적도상에서 바뀌기 때문에 천구에 따로 표시하지 않습니다.
가늠하기
+/-별들의 위치를 표현할 때는 각도를 많이 사용합니다. 우리가 선천적, 혹은 후천적인 능력이 있어서 각도를 정확하게 알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그러지 못합니다. 하지만 옛날사람들이 손가락 마디를 통해서 길이를 정했듯이, 우리의 몸을 통해서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옛 성현들의 뜻을 받들어 손을 사용해서 가늠해봅시다.
팔을 길게 뻗습니다. 그리고 주먹을 쥡니다. 주먹을 쥐었을 때 짧은 쪽은 약 5도, 긴쪽은 약 10도 정도의 시야각을 갖습니다. 또, 팔을 길게 뻗은 채로 손을 최대한 펼치면, 엄지 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의 간격이 약 25도가 됩니다. 즉, 35도가 어느정도인지 보고 싶으면 손을 크게 펼치고, 보았던 한 쪽에 주먹을 연장시켜 확인하면 35도를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말 그대로 가늠이기 때문에 정확한 값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촌(寸)이라는 단위가 모든 마을에서 똑같은 길이가 아니었던 것처럼 개인차가 존재하므로 가늠하는 정도로만 사용하는 걸 권장드립니다. 차이가 크게 난다고 생각하시면, 직접 자신의 손이 어느 정도의 각도가 되는지를 측정해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천정과 지평선의 각도는 90도이므로, 같은 모양으로 만들기 쉬운 모양으로 손을 집고 천정에서 지평선까지 손이 몇 개 들어가는지 세어보면 그 모양의 손이 몇 도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지평좌표계
+/-지평좌표계는 나를 중심으로 하는 좌표계입니다. 지구가 어떻게 돌아가든지에 상관없이, 지금 당장 관측자 눈에 어떤 것이 어디에 있는지를 말해주기 위해서 사용하는 좌표계입니다. 서남, 동동북 같이 말해도 좋겠지만, 이런 방위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지평좌표계에서는 방위각과 고도를 사용해서 표현합니다.
북점을 원점(방위각 0, 고도 0)으로 해서 시계방향으로 방위각이 증가하게 표현합니다. 방위각이 계속 증가해서 다시 북점으로 돌아오면 360도를 돈 것으로 봅니다.
고도는 지평선에서 천정까지를 90도로 나누어서 잽니다. 지평선에서는 0도이고, 천정에서는 90도입니다.
별의 위치를 부를 때는 방위각과 고도를 같이 말해줍니다. 북에서 90도, 고도는 30도라고 하면 동쪽하늘 30도 위치에 있는 별을 말하는 겁니다.
지평좌표계는 당장에 아주 유용한 좌표계지만, 어느 한 별에 대해서 밤새 관측할 때 좌표를 불러주기는 난감합니다. 지평좌표계로 표현한 별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게 바뀌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장소로 이동해도 지평좌표계의 표현된 위치에 별이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별들의 위치를 표현할 때는 지평좌표계가 아닌 다른 좌표계를 도입합니다.
적도좌표계
+/-적도좌표계는 지구를 중심으로 하고 태양을 참고하는 좌표계입니다. 지구의 입장에서 별들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좌표계입니다. 적도좌표계는 지구를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지구 상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알면 적도좌표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적도좌표계는 지구의 자전을 고려합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해가 지듯, 24절기 중 춘분과 추분 때는 반드시 정동쪽(동점)에서 해가 뜨고 정서쪽(서점)에서 해가 지듯 별이 뜨고 지는 방향을 고려합니다. 특히, 춘분의 해의 위치를 기준점으로 삼아 좌표를 만든 좌표계입니다.
적위
+/-적위는 지구의 경위를 천구에다가 그려놓은 위도입니다. 적위 0도는 적도에 있는 사람이 하늘 위를 바라보았을 때, 정동쪽에서 천정을 거쳐 정서쪽으로 지나는 선의 위도입니다. 적위 0도는 어느 위치에 서나 항상 동점과 서점을 지나갑니다. 위도에 따라 달라지는 점은, 천체가 뜨는 각도, 즉 태양이 뜨는 각도입니다.
적도에서는 춘분 때 태양이 정동쪽에서 뜨고 남쪽도 북쪽도 아닌 머리 위를 지나 정서쪽으로 집니다. 북극이나 남극에서는 태양이 뜨는 듯 마는 듯 하면서 하루가 지나가겠죠. 태양이 뜨는 각도는 적도에서는 90도가 되고, 극지방에서는 0도에 가까워집니다. 관측자가 위도 37도에 서있으면, 태양이 뜨는 각도는 45도보다는 더 클 것입니다. 이를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태양이 뜨는 각도 = 90도 - 현재 관측하는 사람의 위도
즉 37도에 있는 사람은 53도의 각도로 올라오는 태양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천체가 뜨는 각도는 볼 수 있는 별을 결정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위도가 북위 37도인 곳에서 관측하는 경우 남십자성을 못 보는 이유가 남십자성이 아예 뜨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십자성 중 가장 적위가 높은 가크룩스는 적위 -57도인데, 북위 37도에서는 적위 -53도인 별까지만 뜨기 때문입니다.
태양이 뜨는 각도를 생각해 본 것처럼, 적도와 북극을 생각해봅시다. 적도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별은 모두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집니다. 하룻밤 별들이 이동하는 도중에는 남쪽이나 북쪽으로 이동하지 않습니다.
북반구 중위도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남쪽하늘의 별은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지지만, 뜨고 나서 남쪽으로 지나가고 서쪽으로 갑니다. 또 북쪽 하늘을 보면 반시계방향으로 북극성을 중심으로 돕니다. 북극성보다 위쪽은 적도에서 별이 움직이는 것과 같이 움직입니다.
북극에서는 모든 별이 지지 않을겁니다. 별들은 보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머리 위에는 북극성이 있고, 보든 별들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합니다.
적도에 사는 사람은 북쪽의 별들과 남쪽의 별들이 모두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니 모든 별들을 볼 수 있고, 북극에 있는 사람은 북쪽의 별만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니 북쪽의 별들만 볼 수 있습니다. 또 중간에 있는 사람들도 적도에서 보았던 별들의 일부가 사라지게 되겠죠.
우리가 볼 수 있는 별들은 태양이 뜨는 각도에 마이너스를 취한 값보다 큰(북반구) 별들만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별들은 지긴 하지만, 어떤 별들은 밤새도록 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지 않는 별들을 주극성, 언젠가는 질 수 있는 별들을 출몰성, 아예 뜨지도 않는 별들을 전몰성이라고 부릅니다. 주극성은 북반구에서는 태양이 뜨는 각도의 적위보다 더 위에 있는 별들이, 전몰성은 태양이 뜨는 각도의 마이너스를 붙인 적위보다 더 아래있는 별들이, 출몰성은 그 사이에 있는 별들이 차지합니다.
적경
+/-적경은 적위와 달리 지구의 경도를 천구에 그린 것이 아닙니다. 지구는 자전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의 경도를 그려놓으면 별들이 고정적인 좌표를 갖지 못하겠죠. 적경의 기준은 춘분점입니다. 춘분점(3월 21일 쯤의 태양의 위치)을 0h(0시)로 두고, 하지점(6월 21일 쯤의 태양의 위치)을 6시(6h, 적위 23.4도) 추분점(9월 21일 쯤의 태양의 위치)을 12시(12h, 적위 0도), 동지점(12월 21일 쯤의 태양의 위치)을 18시(18h, 적위 -23.4도)로 정하여 날이 지날수록 적경은 커지게 됩니다.(다시 춘분이 되면 24시=0시가 됩니다.)
적경은 각도로도 표시할 수도 있지만, 시간을 사용하여 표시하기도 합니다. 적경은 태양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춘분에는 적경 0h를 전후로 최대 6시간 차이나는 별들은 보지 못합니다. 다시말해 춘분에 볼 수 있는 별들은 적경 12시를 전후의 별들을 볼 수 있습니다.(북쪽하늘에는 모든 적경의 별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황도 12궁이라고 불리는 별자리들은 태양이 지나가는 길에 위치한 별자리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별자리는 태어난 날의 태양의 위치에 있는 별자리가 됩니다. 따라서 자신의 별자리는 태어난 날의 태양의 적경과 같고, 그렇기 때문에 생일에는 자신의 별자리를 못 봅니다.
별들의 위치
+/-위에서 별들의 위치를 표현할 때 지평좌표계가 아닌 다른 좌표계를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적도좌표계가 별들의 위치를 표현하는데 주로 사용되는 좌표계로, 적어도 우리가 살아있을 때는 적도좌표계로 표현된 별들의 위치가 크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하늘에서 제일 빨리 움직이는 별은 바너드 별는 6년 동안 1분을 움직입니다. 1분은 1도를 60으로 나눈 값으로, 2000년대에 존재하는 우리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1도 이상 움직이는 별은 볼 수 없을겁니다.
적도좌표계는 적어도 우리가 관측할 때는 고정된 것에 가까운 좌표를 줍니다.
적도 좌표계를 천구에 도입하기
+/-우리가 하늘을 볼 때 적도좌표계는 많이 기울어져 있습니다. 춘분 때 태양은 적위 0도로 지구를 도는데, 오른쪽 사진과 같이 춘분 때 태양이 지나는 천구의 적도는 꽤 높은 곳까지 있습니다. 이 날 태양은 오전 6시 30분 쯤에 정동쪽에서 떠서 12시 30분 쯤에 정남쪽을 지나 오후 6시 30분 쯤에 정서쪽으로 지는데, 이 날의 태양의 최대 고도는 부산에서 55도입니다.(이는 대한민국이 사용하고 있는 시간대가 UTC+9이기 때문입니다. 한반도는 UTC+8과 UTC+9 딱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30분정도 차이가 납니다.) 다시말해서, 부산에서 관측을 할 때 천구의 적도는 동점과 남점에서 위로 55도 떨어진 곳과 서점을 지나는 선입니다. 그리고, 북점에서 아래로 55도 떨어진 곳을 지나서 원을 그릴 것입니다.
또, 적위 90도는 천구의 적도의 수직이면서 북쪽이므로 북쪽하늘에서 북점에서 35도 위로 올라간 곳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점에는 북극성이 있습니다.
춘분의 태양의 적경은 0시입니다. 그리고 시계방향으로 돌아갈수록 적경이 증가하므로, 춘분 날 태양을 기준으로 동쪽으로 갈수록 적경이 증가하고, 서쪽으로 갈수록 적경이 줄어듭니다. 춘분 날 자정에 남쪽하늘을 보면 태양과 정반대에 있으므로 적경이 12시이고, 마찬가지로 하지에는 18시, 추분에는 0시, 동지에는 6시가 됩니다.
적경은 그 단위만큼이나 정직하게 1시간마다 1시씩 움직입니다. 그래서 춘분 날 저녁 6시 30분에는 남쪽하늘은 적경이 6시이고, 저녁 7시 30분에는 적경이 7시입니다. 그리고 정서쪽과 정동쪽은 정남쪽의 적경에서 6시간씩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춘분 날 적경 14h 15m, 적위 북위 19도인 별은 7시 45분부터 동쪽에서 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