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PG
TRPG는 Table-top Role Playing Game(테이블탑 역할수행게임) 혹은 Table-talk Role Playing Game(테이블 토크 역할수행게임)의 약자이며, 컴퓨터 게임 장르의 RPG와 다르게, 참가하는 사람들이 대화 등을 통해 소통을 하면서 진행하는 게임장르입니다.
게임마스터(GM)가 준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다른 참가자(플레이어, PL)들이 시나리오에 있는 캐릭터(플레이어블 캐릭터, PC)를 맡아, '내가 이 캐릭터라면 이렇게 할거야.'라고 생각하고 연기하면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대화를 하면서 진행합니다. GM은 새로운 일이나 상황을 설명하면서,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잘 몰입할 수 있도록 진행합니다.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GM "여러분들은 적의 성에 들어왔습니다. 여기서부터 인질로 잡혀있는 공주구출작전이 시작됩니다." PL1 "일단, 저는 탐지마법으로 조사해보겠습니다." GM "그러면 다이스를 굴러주세요. PC1의 능력이라면, 2D6[1]으로 굴려서 5이상 나오면 반쯤 성공, 10이상이면 완전성공이네요." PL1 "그럼 잘 굴러보겠습니다잉~ (주사위를 굴린다.) 음.. 7이 떴네요." GM "반쯤 성공입니다. 탐지마법으로 공주가 갇혀있는 장소는 찾았습니다만, 공주를 감시하고 있는 적이 얼마나 있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PL2 "여기선 강행돌파하자! 적을 쓰려뜨려서 공주를 바로 구해내는게 낭만이잖아!" PL3 "그거 맞아? 적이 얼마 있는지도 모르는데, 신중하게 지나가는게 맞지 않을까? 성을 좀 더 탐색하는게 나을 것 같아 보이는데."
이런식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으로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서 노는 것이 TRPG입니다.
또한, 여기서는 각각의 TRPG(크툴루의 부름 RPG 등)의 규칙 같은 것은 원칙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일반적인 규칙이나 용어들만을 설명할 것입니다. 각각의 게임의 규칙을 설명하는게 저작권에 저촉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각각의 TRPG의 규칙 설명 같은 것을 원하신다면 그 TRPG의 룰북을 참고해주세요.
노는 방법(공통)
+/-세션을 준비합시다.(GM)
+/-TRPG로 노는 것을 세션이라고 합니다. 세션에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 룰북
- 주사위
- 필기도구
- 캐릭터 시트나 카드 등, 게임용 도구들
GM은 각 플레이어에 대해 호스트 역할을 맡습니다. 따라서 이런 게임 도구들은 GM이 준비하는 것이 좋겠죠. 다만, 뒤에서 말할 캐릭터 시트만큼은 플레이어가 사전에 만든 적이 있다면, 그것을 가져와도 상관없습니다.
시나리오를 고릅시다.(GM)
+/-TRPG에서는 컴퓨터로 하는 RPG와 다르게 시나리오가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시나리오 또한 GM이 준비해와야 합니다. 이게 TRPG의 매력이면서 곤란한 부분이지요.
자, 시나리오는 어떤 걸 고르는 것이 좋을까요. 다행스럽게도, 제대로 된 TRPG 룰북에는 간단한 시나리오가 한 두개 정도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GM에 익숙하지 않으면, 이런 시나리오로 플레이 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 기존 시나리오 이용
- 룰북 등에 기재되어 있는 시나리오로 플레이한다.
-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것을 이용한다.
- 따로 파는 시나리오북을 사서 플레이한다.
- 시나리오를 직접 만든다.
플레이어를 모읍시다.(GM)
+/-TRPG 커뮤니티에서 플레이어를 모으거나, 친구들을 모아서 TRPG를 즐겨봅시다!
캐릭터를 만듭시다.(플레이어)
+/-플레이어는 자신이 조작할 캐릭터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의 캐릭터를 골라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TRPG에 몰입하기 위해서 스스로 이름이라던가, 직업, 능력, 특기, 캐릭터의 백스토리 등을 만들어서 하면 더 좋겠죠?
여기서는 간단하고 자유롭고 무엇보다 저작권에 대해서 한껏 자유로운(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3.0의 CC-BY를 따릅니다.) 던전월드의 캐릭터 메이킹에 기초해서 설명하겠습니다. 던전월드는 세이지 라토라, 아담 코벌이 만들었고, 도서출판 초여명의 김성일 씨가 번역한 TRPG입니다.
캐릭터는 캐릭터 시트를 사용해서 만드는 것이 편합니다. 캐릭터 시트는 캐릭터에 관한 거의 모든 정보를 기록한 종이로, 마스터나 플레이어 자신이 캐릭터의 설정을 다시 확인할 때 용의합니다.
캐릭터 시트에 기록할 것들
+/-- 직업
- 종족
- 이름
- 외모
- 능력치
- 능력수정치
- 최대 HP
- 핵심 액션
- 가치관
- 장비
세션
+/-세션의 흐름
+/-드디어 세션의 차례입니다.
개략적인 세션의 흐름은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 도입
- 이야기의 시작
- 주요 스토리의 전개
- 후일담(에필로그)
도입
+/-GM: 지금부터 TRPG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PL: 잘 부탁합니다. GM: 여러분들은 지금, 왕국에서 제일 가는 술집에서 만났습니다. 술과 요리로 배를 채운 여러분들은, 왕국에 골칫거리인 마족들에게 다리를 잃었다는 주정뱅이의 말과, 한쪽이 없는 그의 다리를 보며, 조금씩 피어오르는 취기와 마족을 토벌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파티를 결성했습니다. PL1: 멤버의 성격이 선악혼합인데, 이렇게 쉽게 파티를 맺을 수가 있나? PL2: 그러게, 뭔가 일관성 같은게 있어야 할 것 같아 보이는데. GM: 그럼, 상황표를 사용해 볼까요.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본격적으로 세션에 들어가기에 앞서 배경을 소개하는 부분입니다. 지금, 플레이어가 어디에 있는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가, 이들은 어떻게 만나는지 혹은 각자 떠나는 건지 등을 GM이 설명해주지 않으면 플레이어들이 곤란하겠죠. 플레이어 쪽도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질문하는 것도 좋을겁니다. 때론 좀 더 자연스러운 진행을 위해서 플레이어의 질문을 NPC(Non-Playable Character, 논플레이어블 캐릭터, TRPG에서는 GM이 NPC의 역할도 담당합니다.)가 대답하는 것도 좋습니다.
파티를 짜는 경우에는 리더나 파티의 의견을 전달하는 사람 등을 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야기의 시작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부분입니다. 캐릭터들 간의 관계가 설정되고, 시나리오로 본격적으로 들어갑니다. 플레이어들에게 주어진 과제가 무엇인가, 어떤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플레이 하는데 즐거운지를 생각하면서 플레이를 자연스럽게 유도해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행위판정
+/-GM "여러분들 앞에는 상자가 하나 놓여있습니다. 성 복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이 왠지 이질감이 듭니다. 루이스(PL1의 캐릭터)와 카멜리아(PL2의 캐릭터)는 멍하니 상자를 바라봅니다." PL1 "GM님, 제가 상자 한 번 들어봐도 되겠습니까?" GM "음... 좋습니다. 루이스는 상자를 들어보려합니다. 근력 다이스 굴리겠습니다. 루이스의 근력은 11이니까, 11이하의 숫자가 나오면 됩니다. 1D20 굴러주세요." PL1 (주사위를 굴린다.)"네, 10 나왔네요." GM "아슬아슬하게 됐네요. 그럼... 루이스가 들어봅니다. 꽤나 무게가 나가는 상자지만, 어찌저찌 들어올리는데 성공합니다." PL2 "루이스, 그거 왜 드는 거야?"
행위판정은 플레이하는 시나리오와 TRPG 규칙을 잘 숙지한 GM이 플레이어의 행동에 대해 판정값을 내리는 행동입니다. 전투에서의 공격이나 회피, 적의 움직임 등을 주사위나 다른 판정규칙에 따라서 결정하고, 전투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행동에서도 판정값을 줘서 행동의 성공/실패 여부를 결정합니다.
플레이어들은 GM의 재량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이 가능합니다. 위의 경우처럼, 상자를 열어보려는 시도를 하는 것도 하나의 행동이지만, 상자를 들어보는 것 역시 GM이 가능하다고 하면 들어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왠지 시나리오 상에 적혀져 있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행동들이라도 GM에게 물어보세요.
GM의 권한
+/-GM은 플레이어들이 시나리오를 즐겁게 플레이하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따라서 규칙에 따라서 판정을 주거나, 플레이어가 이야기의 흐름 상 말도 안되는 플레이를 하려는 경우 제지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요구를 파악해서 선회하는 방법도 있을 수도 있겠네요.
GM "여러분들은 플레이트 아머를 입은 기사를 마주쳤습니다. 아마 여러분들을 잡으러 온 기사이겠지요? 플레이트 아머 너머로 간신히 보일듯한 눈빛에는 살기가 넘치는 것 같습니다." PL1 "선빵필승이라고 하죠? 저는 종자에게서 총을 건내 받습니다." GM "어... 종자요? 종자가 총을 가지고 있을까요? 음... 한 번 굴러봅시다. 캐릭터의 행운이 54니까, 1D100 굴러주세요." PL1 (주사위를 굴린다.)"1!!! 1이다! 무조건 성공이네!!" PL2 "와 어떻게 여기서 1을 띄우냐." GM "잠깐만요... 음... 종자는 노새에게 얹어놓은 짐들 사이에서 석궁을 하나 꺼냅니다. 아무래도, 중세시대 때 총을 찾긴 힘들죠. 하지만 떼깔 좋아보이는 석궁이네요. 여러분들에게 살기를 뿜어대는 기사한테도 충분히 위협적일 것 같습니다."
규칙을 착각하면
+/-온라인 세션
+/-필요한 것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편이 좋은 것
+/-- 각자의 게임 룰북
- 캐릭터 시트
- 필기도구
- 주사위
GM이 가지고 있으면 좋은 것
+/-- 시나리오 대본
- 시나리오 상의 지도
- 그 외 도구들
매너
+/-TRPG는 서로 간의 소통을 통해서 진행하는 놀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위는 피하도록 합시다. 그렇다고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식적인 매너만 지켜주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TRPG를 플레이 하면서 주의하면 더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것들이 여럿 있습니다.
플레이어
+/-- 내 말이 맞다고 우기는 플레이는 지양합시다.
- GM이 만져도 된다고 말하지 않았는데도 주사위를 만지작 거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TRPG에서 주사위 눈은 아주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주사위가 어떻게 나왔는지에 따라 이야기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주사위가 다 굴러가기도 전에 만지는 건 운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는 시나리오에 매우 좋지 않겠죠?
- 파티에서 정하는 사항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닌 경우에 GM에게 전하지 않습니다.
- 규칙에 대한 사항은 예외입니다.
게임 마스터
+/-클리어가 가능한 시나리오를 만들어주세요.
+/-게임 마스터는 신이 아닙니다.
+/-게임 마스터는 해당 TRPG의 규칙에 따라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잘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입니다. 어느정도 유도리 있게 플레이어에게 유리한 판정을 해줄 수는 있겠으나, 주어진 시나리오들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플레이를 잘 감안해서 짜온 것입니다. 규칙에 어긋나거나, 너무나도 많은 편애를 주면 TRPG의 묘미를 플레이어들이 느낄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특정 시나리오를 반드시 깨기 위해서 게임 마스터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재미있게 게임을 플레이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나리오 중에 캐릭터가 죽을 위기에 봉착한다고 해서 긴장감을 낮출 필요는 없습니다.
잡지식
+/-사실 대한민국에서 TRPG는 인기가 있는 장르가 아닙니다. TRPG가 잘 퍼져있지 않는데다가, 장르의 특성상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시간을 많이 내야 하기 때문에 모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TRPG가 가지고 있는 매력은 다른 게임 장르와는 색다릅니다. 어릴적 초등학생 때 노트에다가 연필로 그려서 하는 RPG처럼, 별거 아닌 것 같아보여도 그 세계에 몰두하면 그것이 주는 몰입감이 다릅니다. 또, 컴퓨터 게임과 달리 그래픽이 구현되어 있지 않으므로, 상상력이 풍부하다면 스토리 속에서 그려내는 세상이 컴퓨터 게임의 그것보다도 더 생생하게 다가올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TRPG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TRPG가 활성화 된 곳은 미국이나 일본입니다. 이 책도 위키책 일본어판 jp:テーブルトークRPG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혹시라도 잘못된 정보나 저작권에 위배가 되는 정보가 있다거나,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면 채워나가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는 주된 것이 게임도구가 아니라 참가자들의 대화이지만, 클루도 증거를 찾아서 말로 하는 보드게임이기 때문에 보드게임으로 분류했습니다.
주요 TRPG
+/-- 던전 & 드래곤
- 크툴루의 부름 RPG
- 시노비가미
- 소드 월드 RPG
각주
+/-- ↑ D&D(던전앤드래곤)에서 유래한 굴리는 주사위를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앞의 숫자는 던질 주사위의 개수를, 뒤의 숫자는 던질 주사위의 면을 말합니다. 2D6은 육각 주사위를 2개(혹은 2번) 던지는 것을 의미합니다.